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성격의 정의
성격이란 무엇인가
일상에서 우리는 '성격이 좋다 혹은 안 좋다' 등 흔히 성격에 대해 평가하는 말들을 자주 합니다. 우리는 심리적 속성 중 무엇을 성격(personality) 이라고 할까요? 사람이 나타내는 다양한 특성과 행동 중에서 성격에 속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성격은 한 개인의 특징적인 감정, 사고, 행동 양식을 말합니다. 그러나 성격은 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좀 더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여러 성격심리학자들이 말하고 있는 성격의 정의를 살펴보겠습니다. 초기 성격 연구의 대표적 인물인 Allport(1961)는 성격을 "한 개인의 독특한 행동과 사고 및 감정의 패턴을 생성해 내는 내부에 존재하는 심리 신체적 체계의 역동적 조직" 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저명한 성격심리학자인 Pervin(Pervin John, 1997)은 성격을 "한 개인이 감정을 느끼고 사고하고 행동할 때 나타나는 일관성 있는 패턴을 설명할 수 있는 개인의 특성들" 이라고 정의했습니다. Liebert(1908)에 따르면, 성격은 한 개인 심리적 특징들로 구성된 독특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서 이러한 특징들은 사회적, 물리적 환경에 대한 개인의 행동과 반응에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특징 중 어떤 것은 그 개인에게 전적으로 독특한 것일 수 있고, 어떤 것은 타인과 공유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성격의 이론이라는 저서를 출간한 Rychman(2013)은 다음과 같이 성격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성격은 다양한 상황에서 인지, 동기, 행동에 독특하게 영향을 미치 는 역동적이고 조직화된 개인적 특징들의 조합이다. 성격은 개인의 독특한 유전적 배경과 성 장과정의 학습경험 그리고 다양한 환경과 상황의 맥락에서 그 사람이 반응하는 방식을 설명 하기 위한 심리학적인 구성개념(psychologicalconstruct)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심리학자들은 성격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하였습니다.
성격의 요소
위에서 보았듯이 성격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종합하면 몇 가지 요소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성격은 개인이 나타내는 행동의 독특성(uniqueness)을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사람들의 생김새가 저마다 다르듯이 성격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심리적 색깔을 의미합니다. 개인의 성격은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그 사람만의 고유성, 독특성, 특이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성격은 개인차, 즉 개인들 간 심리적 차이를 설명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성격은 개인이 나타내는 다양한 행동을 관통하는 일관성(consistency)을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성격은 사람이 여러 상황에서 나타내는 다양한 행동들의 공통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심하게 관찰하면 사람은 매순간 각기 다른 독특한 행동을 보입니다. 그러한 독특한 행동들은 그 공통성에 근거하여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성격은 다양한 구체적 행동들에 포함된 일관된 속성을 추상화하여 설명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성격은 시간과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개인 행동의 안정성(stability)을 반영하는 개념입니다. 사람의 행동은 상황에 따라 다를 뿐 아니라 개인 심리적 취향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처럼 수시로 변화하거나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패턴을 성격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과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행동 패턴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나타날 때, 그러한 패턴을 성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 성격은 구조를 지니고 역동적으로 기능하는 내면적 조직체(organization)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다양한 행동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사적 반응이 아니라 내면적 조직체 심리적 과정을 통해서 표출된 것입니다. 안정되 구조를 지닌 내면적 조직체로 인해서 개인의 행동이 일관성있게 안정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체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반응하도록 내면적 구조 간의 역동적 과정을 통해서 기능하게 됩니다. 성격이라는 내면적 조직체는 물질적인 형태로 존재하거나 감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실체가 아니라 개인 행동의 독특성과 일관성을 설명하기 위한 심리학적 구성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성격은 개인의 독특한 심리적 반응을 다양한 측면, 즉 동기, 인지, 정서, 행동의 측면에서 설명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마다 동일한 자극 상황에서 나타내는 동기, 사고, 감정, 행동의 반응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를 정의한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났을까요? 아니면 우리가 성장하는 환경에 따라 성격이 형성될까요? 본성과 양육에 대한 오래된 논쟁은 성격 개념에 또 다른 복잡성을 더합니다. 유전적 소인과 우리를 형성하는 경험 사이를 의미한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으며, 다양한 생활사건과 환경에 따라 성격이 형성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타고난 것은 기질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심리검사로 많이 사용되는 것 중 기질 및 성격검사(TCI: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가 있습니다. 이 심리검사는 우리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향인 기질과 후천적인 경험과 학습에 의해 형성된 성격을 구분하여 개인의 선호도, 즉 성향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검사입니다. 이는 같은 유전자를 지닌 쌍둥이들도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것이 증명해 줍니다. 이처럼 성격은 다양한 생활사건에 반응하는 개인의 동기(주된 욕구와 행동 동기), 인지(사고방식과 신념체계), 정서(정서적 체험과 행동적 표현방식), 행동(외현적 반응 방식과 습관)의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성격을 갖는다'라는 것은 의미하는 것은, 동기, 인지, 정서, 행동에 있어서 개인의 독특성, 일관성, 안정성을 설명하는 개념으로서 내면의 구조와 역동을 지닌 심리적 조직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서로 구별하는 개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개성의 형성은 끊임없이 변화하기도 합니다. 다소 어렵고 복잡한 개념일 수 있으나 우리 각자를 독특하게 만드는 정체성 형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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